바람의 기사
- 돈키호테가 둘시네아에게
임채성
미치게 보고 싶소, 뼛속 시린 새벽이면
풍차거인 마주하던 대관령 등마루에서
하나 된 우리의 입술, 그 밤 잊지 못 하오
풋잠 깬 공주 눈엔 태백성이 반짝였소
서로의 몸 비비는 양 떼들 울음 뒤로
하늘도 산을 안은 듯 대기가 뜨거웠소
한데 이제 겨울이오, 인적 끊긴 산정에는
로시난테 갈기 같은 마른 풀만 듬성하오
나는 또 그 말에 올라 북녘으로 길을 잡소
백두대간 어디쯤에 그대 앉아 계실까
폭설이 지운 국도 철조망이 막아서도
숫눈길 달려가겠소, 한라에서 백두까지
- 『시조매거진』2015, 상반기호에서
경남 남해에서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등단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집 『세랭게티를 꿈꾸며』.
오늘의시조시인상, 천강문학상시조부문우수상, 김만중문학상 시조부문은상 등 수상.
21세기시조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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