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카페 피렌체에서 - 이우걸

heystar 2017. 11. 12. 17:03


  카페 피렌체에서


                          이우걸



당신이 베니스에 가 있는 동안에도

카페 피렌체에서 나는 차를 마신다

밤 열 시 문이 닫히고 귀가하는 그 시각까지


벽에는 두오모 대성당이 걸려 있고

사람들은 기도처럼 하루를 속삭이지만

그곳에 홀로 앉아서 나는 차를 마신다


바닷물은 없지만 곤돌라는 없지만

인생이란 노를 젓는 뱃사공의 하루 같은 것

당신이 베니스에 있는 동안

나는 나를 마신다



  출처; 『나래시조』2017, 가을호에서


1946년 경남 창녕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졸업.

197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지금은 누군가 와서』『빈 배에 앉아』『저녁 이미지』『사전을 뒤적이며』『맹인』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주민등록증』

수상; 경상남도문화상, 정운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등.

경력;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의장, 경남밀양교육청 교육장 역임, 『서정과 현실』 발행인. 

2012년~ 제23대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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