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
- 발해시편 5
박해성
당신도 알고계시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그래요, 발해의 동서남북을 지키던 불멸의 수호신입니다. 그들
이 잠깐 한눈파는 사이 거란족 야율아보기 혈마가 왕국의 담을 넘
었답니다. 926년 정월의 일이었죠. 바로 엊그제 일만 같은데요, 생
딱지 뗀 흉터처럼 기둥뿌리만 남아있는 상경 용천부 무너진 제1궁
전 터에는 왕조의 몰락 이후 무혈 입성한 냉이족이 잔설에 발을 담
그고 폐허를 경작합니다.
가난한 홀어미처럼 입술이 창백했지요.
- 현대사설포럼 2016, Vol,7 『문득, 먹먹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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