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냉이꽃 - 발해시편 5

heystar 2017. 3. 26. 13:44

                     

                    냉이꽃

                        - 발해시편 5

                                                      박해성


     당신도 알고계시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그래요, 발해의 동서남북을 지키던 불멸의 수호신입니다. 그들

잠깐 한눈파는 사이 거란족 야율아보기 혈마가 왕국의 담을 넘

었답니다. 926년 정월의 일이었죠. 바로 엊그제 일만 같은데요, 생

딱지 뗀 흉터처럼 기둥뿌리만 남아있는 상경 용천부 무너진 제1궁

전 터에는 왕조의 몰락 이후 무혈 입성한 냉이족이 잔설에 발을 담

그고 폐허를 경작합니다.


     가난한 홀어미처럼 입술이 창백했지요.



                        - 현대사설포럼 2016, Vol,7 『문득, 먹먹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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