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순환도로에서
박 해 성
소문 난 사냥터 쪽 지름길로 들어선다,
열흘 굶은 맹수인 듯 번뜩이는 눈동자들
여기는 세렝게티다, 섣불리 멈출 수 없는
똑똑한 무인카메라 망보는 아스팔트에
이냥 납작, 말라붙은 고양이 울음소리
잡식성 풍문 사이로 풀꽃들 갸웃거리고
환한 세상 열리겠지, 터널을 통과하자
누군가 재바르게 출세가도 앞지른다
요령껏 안녕하시라, 일러주는 네비게이션
도원을 넘보기엔 이제 너무 늦은 걸까?
주파수 놓친 라디오 쯧쯧쯧 혀 차는데
내 생의 인터체인지, 왈츠 타고 돌아간다
- 계간 <화백문학> 2011년 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