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벌
이호우
그 눈물 고인 눈으로 순아 보질 말라
미움이 사랑을 앞선 이 삭막한 거리에서
꽃같이 살아보자고 아아 살아보자고
욕이 조상에 이르러도 깨달을 줄 모르는 우리
차라리 남이었다면, 피를 이은 겨레여
오히려 돌아앉지 않은 강산이 눈물겹다.
벗아 너마저 미치고 외로 선 바람벌에
찢어진 꿈의 기폭인양 날리는 옷자락
더불어 미쳐보지 못함이 내 도리어 섧구나.
단 하나인 목숨과 목숨 바쳤음도 남았음도
오직 조국의 밝음을 기약함에 아니던가
일찍이 믿음 아래 가신 이는 복되기도 했어라.
- 1955년 대구대학보(현 영남대)에 발표된 작품.
-[출처] 한국시조시인협회『시조미학』2016, 여름호에서
1912년 경북 청도 출생 - 1970년 1월 사망.
- 일본 동경 예술대학 중퇴.
-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가작 당선.
- 1956년 경상북도 문화상(문학부문) 수상.
- 시집; 『이호우 시조집』『휴화산』
-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영남시조문학회 초대 회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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