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쑥 - 고춘옥

heystar 2015. 8. 18. 14:59

       

 

                  고춘옥

 

 

 

1.

근처에서 누군가 북을 치나 보다

사월의 동구 밖까지 둥글게 메아리치는

다랑쉬* 불길 일던 곳

파랗게 일렁인다

 

2.

우리들의 노래는 어디까지 닿는 걸까

잿더미를 헤집는 따듯한 손길 속에

다시 핀 풋 웃음들이

돌 틈마다 소복하다

 

3.

벗아, 어서오라 새벽바람 타고서

쑥물의 들을 지나 먼동 트는 바다로

둥둥둥 수평선 넘어

붉은 해로 떠 오르라

 

 

* 다랑쉬 - 4.3 당시 소개된 마을.

 

[출처] 고춘옥 시집 『호랑이 발톱에 관한 제언』에서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07년 『리토피아』신인상 등단.

시집 ; 『호랑이 발톱에 관한 제언』2008, (리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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