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고춘옥
1.
근처에서 누군가 북을 치나 보다
사월의 동구 밖까지 둥글게 메아리치는
다랑쉬* 불길 일던 곳
파랗게 일렁인다
2.
우리들의 노래는 어디까지 닿는 걸까
잿더미를 헤집는 따듯한 손길 속에
다시 핀 풋 웃음들이
돌 틈마다 소복하다
3.
벗아, 어서오라 새벽바람 타고서
쑥물의 들을 지나 먼동 트는 바다로
둥둥둥 수평선 넘어
붉은 해로 떠 오르라
* 다랑쉬 - 4.3 당시 소개된 마을.
[출처] 고춘옥 시집 『호랑이 발톱에 관한 제언』에서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07년 『리토피아』신인상 등단.
시집 ; 『호랑이 발톱에 관한 제언』2008, (리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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