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선운사 꽃무릇
박 해 성
*
허공을 또 핥네요, 갈래갈래 긴 혓바닥
속수무책 사랑 앞에 꽃뱀이나 되었는가
저 相思,
징그러워라
붉은 비명 활활 타는
그러거나 말거나 돌인 듯 부처인 듯
백제 절집 개울 가 꽃밭에 좌선한 이
물 아래 피안을 읽는 그림자 흔들리네요
- 월간 『현대시학』2014, 6월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