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고양이 모모
박 해 성
한때 나는 비스킷과 리본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애꾸눈이와 주차장을 공유하고
심장에 온기가 남은 자동차를 선호하지
만화방창 꽃그늘 쓰레기통 뒤지다가 한물간 생선 같은
이데아도 물고 뜯다
덧없다, 아리 아리랑 콧노래나 훌쩍이고
거세당한 사랑이야 애당초 거래였어
호랑이 새끼를 낳을 확률이 문제라나,
착하게 사육당하는 호강을 누렸거든
이리떼가 울부짖는 시멘트 밀림에서 서로의 상처를 핥던
너마저 내려놓고 최후의 히치하이킹,
차바퀴에 몸을 싣지
- 『정형시학』2014, 상반기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