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광릉에서
박 시 교
세상일 문 닫아 버린 겨울 광릉에 가서
발목 잡는 눈에 갇혀 한 마리 짐승 되면
마침내 마음의 귀로 듣게 되는 산 우는 소리
내 몸을 내리치는 그것은 칼바람소리
이 純白의 계절에 홀로 남루한 자, 곧은 의지의 생명들 앞에
더 없이 비굴한 자의 傷心, 아아 눈숲에 엎드린 작은 나의 짐승이여
타는 듯 핏빛으로 번지는 내안의 갈증이여.
- 박시교 시집『가슴으로 오는 새벽』
[출처] 월간 『유심』2013, 12월호에서
1945년 경북 봉화출생.
- 197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현대시학』등단.
- 시집; 『겨울강』『가슴으로 오는 새벽』『낙화』『독작』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아나키스트에게』
- 수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이호우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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