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다 취하다 박해성 울릉도 가는 뱃길, 동쪽으로 가부좌하고 검붉은 오디주 한잔 이녁에게 권합니다 위하여, 술잔을 들고 '위하여'를 위하여! 목젖 채 젖기도 전 온 몸에 번지는 취기 사상도 사랑도 모르는 새하얀 말을 타고 갈기를 휘날리면서 뱃전을 스치는 이여 절반쯤 남은 술병 식은 땀을 .. 박해성의 시조 2016.09.11
열하 소나타 열하 소나타 박해성 상투어가 컹컹 짖는 슬픔이 몰락해도 이 가슴에 말뚝 박고 묶여있는 그대 이름 지상에 없는 주소에서 불면은 시작됩니다 창밖엔 수의를 걸친 외등이 흥건한데 적막과 내통하는 그리움의 잔당들이 파르르 속눈썹 떨며 젖은 악보를 연주하고 어둠의 횡경막을 조율하는.. 박해성의 시조 2016.09.09
꽃과 나무에 사람이 산다 五讀悟讀 - 정희경/시조21 특집 당신도 이쯤에선 무릎을 꿇어야한다 권세나 황금 앞에 비굴한 적 없다 해도 화야산 페미니스트, 얼레지를 만나려면 저항의 깃발인양 펼쳐 든 치맛자락 발칙한 들꽃이라 낭설 분분하지만 허투루 밟지 마시라, 사랑도 모르면서 삼동의 긴 어둠과 야만의 눈보라에 황진이, 허난설헌, 나혜석.. 박해성 리뷰 2013.12.23
풍경 - 민병도 풍경 風磬 민 병 도 부처님 출타 중인 빈 산사 대웅전 처마 물 없는 허공에서 시간의 파도를 타는 저 눈 큰 청동물고기 어디로 가고 있을까 뼈는 발라 산에 주고 비늘은 강에나 바쳐 하늘의 소리 찾아 홀로 떠난 그대 만행卍行 매화꽃 이울 때마다 경經을 잠시 덮는다 혓바닥 날름거리며 .. 좋은 시조 2012.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