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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디스토피아 백아온  ​​플라스틱 인간을 사랑했다. 손등을 두드리면 가벼운 소리가 나는. 그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말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자기가 피우는 카멜 담배의 낙타가 원래는 이런 모양이 아니었다거나 레몬청을 시지 않게 만드는 법 같은 것들을 말해줬다. 나는 그의 말들을 호리병에 넣어두었다. 언젠가 그것들로 유리 공예를 하고 싶었다. ​매일매일 그를 만나 그의 이야기들 들었다. 그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의 이야기가 끝나 갈 무렵에는 항상 쇼 원도 불이 꺼지고, 조명 상가들도 문을 닫았다. 집에 돌아가면 투명한 호리병을 한잠 바라보다 잠이 들곤 했다. 그의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둔 호리병을. ​그와 있다 보면, 아주 잠깐이지만, 세상이 진짜라..

신춘문예 시 2025.01.02

시인의 병풍 - 이성선

시인의 병풍屛風                  이성선 밤마다 나는반은 가리고 반은 드러난처용 아내, 고운 가랑이달 솟는 해협海峽에내려가  병풍을 치고신기스럽게 악기 소리 열리는병풍을 치고 꽃나무에 내려꽃잎을 열고 들여다보면밤중에 그는 미쳐 있을까  무의巫衣를 걸치고나와 산중을 드나든다.풀잎과 나무를 드나든다. 좌절挫折의 밤마다험준한 산악을 오르며울부짖던 음성도 절망에 쓰러져황혼을 수 놓다가 , 다시오지의 풀밭에 내려비밀히일월日月의 출몰出沒을 다스리던 그의 손도지금, 악기소리 삐걱이는 풀잎을건너내 가슴에 내려, 황홀히문채文彩의 비를 뿌리고 용들이 천공天空 가득포효하며 날으는병풍屛風 안 엄숙히 고개 숙인그의 침묵沈默 아래처용 아내 고운 가랑이해협海峽에,향香그러운 피리소리달이 뜨고, - 출처; 『이성선 시전집..

좋은 시 2024.12.18

교토 오하라마을

좌충우돌, 혼자 떠난 한 달 간의 유럽 배낭 여행 이후 오랜만에 카메라 친구들끼리의 여행은 특별한 설레임이었다. 교토 4박 5일, 짧은 여행이라 쉽게 생각했지만 일행 중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이 없었으니. . . 에효~ ㅠㅠ;;; ​그 대신 어느 수필에서 읽은 시골 마을까지 찾아다니느라 기차나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는 모험을 했으며 OO지도가 이 시대의 필수 가이드임을 새삼 깨달았다. 서로를 잃었을 때는 스마트폰이 구세주였으며 편의점 도시락이 그렇게 맛있다는 걸 처음 체험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택시 기사도 영어가 안 통한다는 것 세계화도 영어도 믿지 말고 꼭 일본어 공부를 해야만 한다.​- ps: 본 영상은 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https://youtu.be/NmW3jgDJ..

첫눈보고서

올해는 뜻밖에 첫눈이 거의 폭설 수준이군요. 11월에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철이 덜 났는지 눈 내리는 풍경은 설레이지요. 눈 덮인 세상을 집에서 창밖만 내다볼 수가 없어 가까운 공원으로 작은 카메라를 들고 나섰지요. 늘 보던 풍경도 눈 속에서는 환상적으로 보인다는 거 알고 계셨어요? 멀리 갈 필요도 없다니까요 ㅎㅎ~ https://youtu.be/jOkMtAyXMTo?si=jEdDs7_SIYPmjzdS

설악주전골

설악산 단풍은 그 색깔이 정말 아름답지요. 그렇다고 꼭 등산을 해야만 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흘림골 삼거리에서 출발, 용소폭포를 거쳐 내려오면서 오색약수터까지 주전골 계곡을 따라 평탄한 데크길로 물소리를 들으며 계절을 즐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길에 좋은 시 한 수 얹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오늘은 강영은 시인과 동행합니다. https://youtu.be/YevH_8Lf_yo?si=cBz1HMJZ1PZx3r6U

경유지에서 - 채윤희

경유지에서 ​― 채윤희(2022년 신춘문예 동아일보 당선작) ​​중국 부채를 유럽 박물관에서 본다초록색을 좋아하는 나는딱정벌레 날개 위에 누워 있다​한때 공작부인의 소유였다는 황금색 부채예수는 얼핏 부처의 형상을 하고 있다약속한 땅은 그림 한 뼘물가로 사람을 인도한다는 뿔 달린 짐승은 없다​한 끝이 접혔다가 다시 펼쳐진다떨어진 금박은 지난 세기 속에 고여 있고사탕껍질이 바스락거린다잇새로 빠져나와서 바닥으로 떨어지는받아 적을 수 없는 소리​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는물총새 깃털을 덮고 잠든다멸종에 임박한 이유는 오직 아름답기 때문핀셋이 나를 들어올리고길이 든 가위가 살을 북, 찢으며 들어간다​기원에 대한 해설은 유추 가능한 외국어로 쓰여 있다따옴표 속 고어는 이해하지 못하지만오랜 세월 파랑은 고결함이었고 다른 ..

좋은 시 2024.11.20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승역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승역                                                    허청미    이쁜 꽃무늬파자마 한 번 입어 봐요   봐요! 수천 개 달이 떠 있는 배밭, 배꽃들이 자지러지잖아요그 위로 물고기가 휙휙 나르고 연인들이 칸다루*처럼 입을맞추고 있잖아요, 환상적이죠? 이렇게 한 백년쯤 살아보고 싶다구요? 그래요, 천 년이면 어때요, 꽃무늬 잠옷을 입고행복한 미라처럼 살아봐요  그렇게 가로 막지 말고 오른쪽으로 좀 비켜주실래요?   시곗줄에 눌린 맥박이 초침처럼 뛴다   -꽃무늬 파자마 한 벌에 5,000원-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환승 梨水역꽃무늬파자마들이 자지러진다  * 칸다루; 아마존에 서식하는 흡혈 물고기 -출처; 허청미 시집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

좋은 시 2024.11.14

제주, 가을한바퀴

계절이 바뀌면 늘 제주로 마음이 쏠렸다. 일 년 열 두 달 언제 가도 친정처럼 푸근한 곳, 아무렇게나 셧터를 눌러도 그림이 되는 곳, 게다가 한국인들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수 있다는 것, 겨울 러시아에서 갑자기 이가 아파 고생한 생각을 하면 나처럼 나이 든 이들에게 이보다 더 든든한 빽은 없다. 우얏든 제주도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섬이다. ​이번에는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분위기 있는 조용한 곳들을 염두에 두고 2박3일 섬을 한바퀴 돌았다. https://youtu.be/kXj-H_FJKPI

202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작품공모

한국 문학을 빛내고 세계로 뻗어나갈 신인 작가를 찾습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는 백석·김유정·김동리·정비석·최인호를 비롯해 우리 문학사에 빛나는 큰 별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소설가 황석영·최수철·김인숙·박지영, 시인 정호승·장석주·심보선·유희경·고명재, 문학평론가 김화영·이남호·강지희·박혜진 등이 현역으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당신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8부문 및 고료-시(3편 이상) 500만원-시조·동시(각 3편 이상) 각 300만원-단편소설(원고지 80장 안팎) 700만원-동화(원고지 25장 안팎) 300만원-희곡(원고지 80장 안팎) 300만원-문학·미술 평론(원고지 각 70장 안팎) 각 300만원 ▲보낼 곳: 우편번호 04519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1길 33 조선일보사 문화부 ..

문학공모소식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