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박 해 성
정녕 당신 아니면 나 못 산다 할 것을*
장사익의 목청은 그리움을 덧나게 해
독사에 물린 것처럼 혈관에 퍼지는 전율
그랬지, 망설이다 그 사람 떠나가고*
궂은비와 사랑은 필경 이음동의어라
손목을 고이 긋고서 빗소리 듣고 싶던
흘려도 좋은 노랫말 찬 삼아 곱씹으며
시시껄렁 식어버린 콩나물국 훌쩍이며
나 홀로 밥을 먹는다, 봄비 오는 늦저녁
* 장사익이 노래한 <님은 먼 곳에> 가사 부분 차용.
- 월간 『한올문학』2013, 8월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