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대영박물관-여자 미이라 ; 조주환

heystar 2013. 7. 24. 14:19

      대영 박물관

        - 여자미이라

 

                             조 주 환

 

 

뼈 속까지 말리고 말려 영원을 살려던 여인

고국 이집트의 사무친 노을빛까지

끌려와 대영 박물관 유리관에 갇혀 운다

 

신석기 바람이 이는 그 태고의 나일 골짜기

터놓고 옷고름 풀고 젖 먹였을 그 날의

아직도 애끓는 모정에

눈 못 감고 우는게다.

 

밤들자 별빛에 묻힌 그 강변의 갈대가 울어

흩어진 가족 생각에 청나일 물이 차오르면

속엣 말 핏물로 찍어 쓴

설형문자를 띄운다

 

                             - 『시조시학』2005, 가을호에서

 

-1946년 출생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 등단.

- 제 5회 중앙시조대상 싱인상부문 수상.

- 제 7회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수상.

- 시집; 『길목』『사할린의 민들레』『독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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