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엑스트라 - 김지송

heystar 2011. 2. 10. 02:05

           엑스트라

                           김 지 송



유리 밖, 아스팔트에 빛살 긋는 자동차들
자오록한 땅안개가 꿈결인 양 뒤척이는
설 깨인 새벽 여섯시, 소리 삼킨 버스 안

리허설 없는 연극, 제 일 막이 올라갔어
가슴 벽 느루 스미는 헤즐넛 향기처럼
살그래 벼랑 끝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뎠어

겹치기 출연에도 보이지 않는 빼곡한 길
어떤 슬픔 고여 있어 유리창이 눈물 쏟나
나야 나 잘 지내고 있지? 소리 없이 꽃은 지고

헤드라이트 손 내밀듯 개런티도 없는 섭외
볕뉘의 따사로움 눈꺼풀에 내려앉을 때
누군가 잊혀져가는 꽃 그 안부가 그리웠어

 

 - 중앙일보 2006년 4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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