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꽃을 위한 엘레지

heystar 2013. 6. 19. 11:20

 

    꽃을 위한 엘레지

 

                                  박 해 성

 

 

그 나라에선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대요

우선 공격 대상은 주로 착한 시민이나

신들의 정원을 걷는 죽은 자도 겨냥하죠

 

단 한 발 명중탄에 눈먼 이도 있는데요

기꺼이 포로가 된 콩깍지 공주님은

밤마다 끝나지 않는 천일야화를 엮어내고

 

더러는 멋모르고 정공법을 논하지만

제갈량도 관운장도 실종 된 요즘에는

눈도장 꾹 찍어 줍서예, 꼼수가 대세라나?

 

용도폐기 무기류는 미련 없이 火葬하죠

전적이 화려할수록 최후가 눈물겨워

조각달 고개 숙이고 삼가 명복을 빌지요

 

- 계간 『한국동서문학』2013, 여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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