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가게 허풍선 씨
박 해 성
사람 좋아 밸도 없다, 허수아비 풍선 아재
온 몸으로 나는 연습 반평생을 바쳤건만
이따금 혼자 되묻는다
나 정말 날고 있냐?
지상에 발이 묶여 휘청 휘청, 펄렁 펄러덩
숨 막히는 지구를 벗어나고 싶은 걸까,
날마다 하늘 쪽으로 헛손질에 애가 끓고
눈보라 치려는지 한랭전선 팽팽한 날은
깜냥껏 설설 기다 껌뻑 죽는 시늉도 하지
한 세상 미친바람에도 늘 물컹한 저 춤사위
더러는 비굴하다 손가락질 하더라만
허기도 모르는 그대 쉬잇,
입 다물라!
맨주먹 불혹의 가장, 툭툭 털고 일어선다
- 반년간 『서정과 현실』2013, 상반기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