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가을
이 상 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어쨌든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 계간 『불교문예』 2011년 여름호 발표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출생.
1976년 《심상》에 시 〈겨울 추상화〉 등을 발표 등단.
시집; 『동해별곡』(1985), 『내일로 가는 소』(1989), 『우리는 읍으로 간다』(1992), 『집은 아직 따뜻하다』(1998),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2005), 『뿔을 적시며』(2012) 등 .
수상; 백석문학상 · 민족예술상 · 유심작품상 등.
[출처] 웹진 시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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