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그리고 시인
그 별에서는 누구나 손가락으로 생각한다,
자고나면 삘기처럼 돋아난 시인들이
단 하루 쉬지도 않고 설사하듯 시를 싸댄다
심장은 없어도 좋다,
영혼도 필요 없다
2진법의 두뇌와 전류가 흐르는 핏줄
단추만 누르면 살아나는 저 양양한 세포들
닉네임 ‘공주’는 꽃뱀
‘시인’이란 사기꾼에
‘람보’가 된 꼬맹이며
도둑님은 자칭 ‘천사’
너와 나 누군들 어떠랴
무엇인들 어떠하랴
암호 같은 모국어가 파도처럼 넘실대고
4차원 신기루에 홀려도 좋은 아수라도
별別나라 시민이 되신
당신, 건필하시길!
2009년 <여강의 물결> 제7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