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구름의 남쪽 - 정수자

heystar 2011. 10. 15. 11:48

     구름의 남쪽

 
                                 정 수 자

 

 


  운남(雲南)*을 불러보네, 구름의 먼 남쪽을
  하루에도 몇 번씩 양떼를 풀고 섰다
  하늘로 소풍 보내는
  전설 같은 설산을

  그 허리께 아슴히 찬 차마고도 안섶엔
  말처럼 늙는 마방들 귀의를 노래 삼아
  구름 속 하늘 마을로 햇차를 나른다고

  설산의 차운 물로 더운 밥을 짓다가도
  바람의 푸른 입술로 찻잎을 키우다가도
  수시로 무릎을 꿇고 구름의 말을 헨다고
 
  하여 양떼들이 빙하로 다시 내릴 제면
  머리를 묻고 서서 구름이 되는 흰 마을
  설산도 고조곤히 조는
  그리워라 샹그리라

   * 차마고도가 시작되는 중국 운남성. 여강과 대리 옛 성이 있고 소수민족이

 많이 산다.

 

 

                                            [출처] 계간 『문학 · 선』2008년 봄호에서

1956년 용인 출생.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등단.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저물녘 길을 떠나다』『저녁의 뒷모습』『허공 우물』.

수상; 중앙시조대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작품상, 수원문학작품상.

현재 『열린시학』 편집.기획위원, 아주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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