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임채성
눌러 쓴 문장들이 포말로 흩어진다
거세당한 홍어가 꿰미에 걸린 저녁
한사리 먹빛 바다가
달을 집어삼킨다
투망질 같은 상소에도 서울은 멀고 멀어
검질긴 겨울 숲에 초록을 덧씌우며
바람에 붓끝을 세워
파도를 재우는 섬
어디나 끝점이란 돌아서면 시작이다
포구마다 홰를 치는 바닷새 울음 따라
날치 떼 잠을 잊은 채
물마루를 넘는다
소인 없는 답신처럼 새벽이 오려는가
노송의 그림자가 난바다로 드리울 때
스칠 듯 내리는 별빛
해배解配의 길 열고 있다
-출처; 제12회 백수문학제 기념문집
'문학상수상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4회 구지가문학상 수상작 -화살에 대하여 (1) | 2024.10.23 |
---|---|
제11회 평택 생태시문학상 당선작 (0) | 2023.08.16 |
2017년 제 3회 백수문학상 수상작 (0) | 2017.11.17 |
제 6회 <시와 표현> 작품상 수상작 (0) | 2017.01.13 |
2016, 제 7회 천강문학상 당선작 (0) | 2017.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