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 속 펄쩍펄쩍 뛰는 짱뚱어처럼, 살아있는 저 언어들
이 달의 심사평
신록의 초록불이 우지끈, 들고 일어나서 총궐기를 하는 오월. 오월처럼 시퍼렇게 살아서 펄펄 뛰는 작품은 없을까. 이런 기대에 부응해준 양해열씨의 ‘순천만 짱뚱어’를 이 달의 장원으로 들어올렸다. 비유가 신선할 뿐만 아니라 펄 속을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짱뚱어처럼 언어감각이 살아 있다. 첫째 수 3장을 모두 하나의 문장으로 완결하고 ‘다’로 압운을 맞춘 것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차상은 곽남희씨의 ‘수수꽃다리, 그 여자’다. 가락이 안정됐고, ‘사향 냄새’ 때문에 ‘눈 밖에 난 젊은 새댁’을 수수꽃다리와 연결시키는 상상력이 남다르다. “사월을 다 집어삼킨” 수수꽃다리의 서럽고도 눈물겹게 환한 향기가 그 무슨 밀물처럼 ‘아찔하게’ 밀려온다.
차하 ‘책 속의 길’(장옥경)은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갖가지 상황을, ‘낙뢰의 서늘한 불기둥’ 같은 돌올한 비유로 포착한 작품이다. 군데군데 보이는 상투적 표현을 극복하고, 시적 밀도를 높여나가는 일이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달에는 박정분·김갑주·김연희·강송화씨 등 새로운 응모자들의 만만찮은 작품이 적지 않았다.
심사위원=이종문·강현덕(집필 이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