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박해성
노는 건지 쉬는 건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권태를 잠그려다 나사를 잘못 돌렸다
안개가 흘러나왔다
흘깃 열린 시간 속에서
벽을 치며 울던 사내와 달아날 걸 그랬다
달빛 아래 목련을 낳아 젖이라도 물려볼 걸
가슴을 치던 여자도 다시 오지 않는 이 봄,
오지 않는 것들은 그만, 기다리지 말자는데
잠글 수도 풀 수도 없는 어둠이 숨 막혀서
터질라, 왼쪽? 오른쪽?
생의 뇌관을 만지작대는
- 『정음시조』2019, 창간호 에 수록
봄, 밤,
박해성
노는 건지 쉬는 건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권태를 잠그려다 나사를 잘못 돌렸다
안개가 흘러나왔다
흘깃 열린 시간 속에서
벽을 치며 울던 사내와 달아날 걸 그랬다
달빛 아래 목련을 낳아 젖이라도 물려볼 걸
가슴을 치던 여자도 다시 오지 않는 이 봄,
오지 않는 것들은 그만, 기다리지 말자는데
잠글 수도 풀 수도 없는 어둠이 숨 막혀서
터질라, 왼쪽? 오른쪽?
생의 뇌관을 만지작대는
- 『정음시조』2019, 창간호 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