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가죽소파
박해성
저건 분명 짐승이다, 네발 달린 맹수다
전생에 목을 축인 사바나 와디를 건너
죽은 척 엎드려 있는 야생의 침묵이다
심장도 간 쓸개도 눈 코 입도 다 버리고
그 속내 허전한지 늙은 개 품고 살더니
드디어 성불하셨네, 척추가 주저앉았다
- 『정형시학』2016, 여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