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가죽소파

heystar 2016. 7. 10. 09:52

                 가죽소파


                           박해성




저건 분명 짐승이다, 네발 달린 맹수다


전생에 목을 축인 사바나 와디를 건너

죽은 척 엎드려 있는 야생의 침묵이다


심장도 간 쓸개도 눈 코 입도 다 버리고

그 속내 허전한지 늙은 개 품고 살더니


드디어 성불하셨네, 척추가 주저앉았다



- 『정형시학』2016, 여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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