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사과를 만나다 - 박연옥

heystar 2015. 12. 15. 13:00

    사과를 만나다

 

                          박연옥

 

 

 

길어야 일주일쯤  머무는 줄 미리 알아

올핸 꼭 만나리라 서둘러 꽃 피워놓고

받침이 집인 줄 모른 채 사과 꽃은 지더니

 

떠난 자리 들어선 열매 뙤약볕에 담금질하고

비바람에 지는 벗들 가슴으로 배웅하며

모질게 견뎌온 나날 과즙으로 고이더니

 

끝내 그를 알고 안절부절 못하는 낯빛

그걸 헤아린 듯 크게 한 입 베어무니

달디단 사과향 속으로 그림자 두엇 잠긴다

 

- 박연옥 시조집 『모음을 위하여』2014, 동학사.

 

 

 

 

1959년 경남 삼천포 출생.

- 2006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등단.

- 2014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2014년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 영언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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