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정의
박해성
시의 어원 같은 것은 우리가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시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내리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엘리어트의 '시에 대한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라는 말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이 말은 시대에 따라서, 시인에 따라서, 시의 종류에 따라서 시를 보는 안목이 모두 다름을 말한다. 그러므로 지극히 상식적인 시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밖에 없다. "시는 인간의 사상과 정서를 운율적인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언어 예술이다"(운문 문학)
"시란 인간의 사상과 정서를 유기적 구조를 지닌 운율적 언어로 형상화한 운문문학의 한 갈래이다."
1) 동양의 詩觀
동양 일원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詩'라는 한자의 구조를 보면 '言'과 '寺'의 합자(合字)임을 알 수 있다. '言'은 모호한 소리인 '음(音)'이나 말을 나타내는 '담(談)'이 아닌 '분명하고 음조가 고른 말'을 뜻한다. '寺'는 '持'와 '志'의 뜻을 가지고 있다. '持'란 손을 움직여 일하는 것을 말하며 '志'는 '우리의 마음이 어떤 대상을 향해서 곧게 나감'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시라는 말 속에는 '손을 움직여 일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동양의 시에도 서구와 같은 창작이나 행동의 뜻이 담긴 동일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① 詩三百 一言而蔽之曰思無邪 시 3백 수는 한마디로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는 것이다→孔子
② 詩言志(시는 뜻을 말로 나타낸 것)→書經
* 동양적 시관의 본질 : 흔히 '사무사(思無邪)'를 교훈적인 입장의 표명으로 보고, 동양 시관의 본질을 여기에 한정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자가 편찬한 시경이 서정시로만 이루어져 있는 점이라든지, 주희가 시를 '좋은 소리와 마디가 있는 말에 의한 성정의 자연스런 발로'라고 본 점을 고려할 때, 서정적인 면이 결코 부차적인 사항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 서양의 詩觀
(1) 시는 운율적 언어에 의한 모방이다.→Aristoteles
(2) 시는 힘찬 감정이 자유롭게 분출된 것이다.→ W. Wordsworth
(3) 시는 체험이다.→ R.M.Rilke
(4) 시는 미의 운율적 창조이다.→ E.A.Poe
(5) 시는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도피이고,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도피이다.→ T.S.Eliot
(6) 좋은 시는 내포와 외연의 가장 먼 양극에서 의미를 통일한 것이다.→ Allen Tate
(7) 시는 영원한 진실속에 표현된 삶의 이미지이다.→ P.B.Shelly
(8) 시는 기본적으로 인생에 대한 비평이다.→ Matthew Arnold
* 서양 시관의 변화 과정 : 아리스토넬레스의 시에 대한 정의는 희곡과 서사시를 염두에 둔 이야기 문학이었다. 이러한 모방론의 전통은 18세기까지 이어져,서정시를 시문학 전체에 있어서 하급의 장르로 생각했었다. 19세기 이후 표현론이 대두하면서 비로소 시가 시인이 도달한 놀라운 정신세계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황홀하게 하고, 깊이 감동시키며, 심오한 즐거움을 준다는 주장을 하게되었다.
3) 현대의 詩觀
*일반적으로, 고양된 시인의 정서에 의해 독자에게 감흥을 줌으로써 사람의 윤리 의식의 밑바탕을 튼튼히 해 준다는 표현론적 효용론에 선다.
*시를 시인의 내부에 있는 본질과 연결시켜, 구체적인 작품보다 어떤 정신이나 성질로 보는 태도가 있다.
<보충자료>
시의 정의 : 자신의 정신생활이나 자연, 사회의 여러 현상에서 느낀 감동 및 생각을 운율을 지닌 간결한 언어로 나타낸 문학 형태. 한국어로 보통 시라고 할 때에는 그 형식적 측면을 주로 가리켜 문학의 한 장르로서의 시작품(詩作品:poem)을 말할 경우와, 그 작품이 주는 예술적 감동의 내실(內實)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정(詩情) 내지 시적 요소(詩的要素:poetry)를 말할 경우가 있다.
전자는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통합된 언어의 울림․리듬․하모니 등의 음악적 요소와 언어에 의한 이미지․시각(視覺) 등 회화적 요소에 의해 독자의 감각이나 감정에 호소하고 또는 상상력을 자극하여 깊은 감명을 던져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학작품의 일종으로, 거기에서는 언어의 정동적(情動的)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언어의 배열과 구성(構成)이 요구된다.
후자에 관해서는 시작품뿐만 아니라 소설․희곡 등의 문학작품으로부터 미술․음악․영화․건축 등의 예술작품, 더 넓혀서 자연이나 인사(人事)․사회현상 속까지 그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 가능하다.
시는 크게 서정시․서사시․극시의 세 가지로 구별한다. 서정시는 개인의 내적 감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근대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영어의 lyric poem이나 프랑스어의 poésie lyrique는 본시 lyre(七絃琴)에 맞추어 노래 불렀던 데서 온 호칭이다. 서사시(epic poem)는 민족․국가의 역사나 영웅의 사적(事蹟)과 사건을 따라가며 소설적으로 기술하는 것인데 그리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극시(dramatic poem)는 극형식을 취한 운문(韻文) 내지 운문에 의한 극을 말하는데 셰익스피어, 코르네유, 라신, 괴테 등의 희곡이 이에 해당한다. 시에는 그 밖에 흔히 행을 나눠서 쓰는 시와 대조되는 것으로 산문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 속에 시적 감명을 담은 산문시(prose poem)가 있는데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 로트레아몽의 《마르도롤의 노래》,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등이 유명하다. 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시어를 배열․구성하는 정형시가 있는가 하면 그와 같은 형식적인 규칙을 무시하는 자유시가 있으며 또한 그 내용에 따라 생활시․사상시․연애시․종교시․풍자시․전쟁시 등의 호칭도 쓰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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