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詩說

현대국어의 특징 - 박해성

heystar 2015. 10. 10. 10:53

어휘변화를 중심으로 현대국어의 특징

 

박해성

 

 

국어의 어휘변화는 고유어의 변화양상과 외래어의 유입, 이념과 체제, 또는 새로운 문물의 출현에 의한 신조어 등을 통하여 살펴볼 수 있다. 21세기를 사는 요즘은 한국 땅에 살고있는 같은 한국인이라도 세대별, 사회계층별 배경에 따라 서로의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어휘가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국어를 미디어 중심으로 대략 짚어보기로 한다.

 

1) 외래요소와 본래 바탕의 문제

“세계에서 사라져 가는(extinction) 언어의 16위는 한국어가 차지한다.” 몇 년 전 서구의 어느 언어학자가 발표한 영문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설마......’라고 부정했다, 아니 솔직히 ‘부정하고 싶었다’고해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무심히 사용하는 외래어를 보라, 어쩌면.... ? 이제는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

다음은 ‘우리말 다듬기’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현재 우리에게 가장 흔히 사용되는 어휘만 골라 편집했다.

 

- 리플 : 댓글

- 웰빙 : 참살이

- 스팸메일 : 쓰레기편지

- 올인 : 다걸기

- 콘텐츠 : 꾸림정보

- 파이팅 : 아자

- 네티즌 : 누리꾼

- 방카쉬랑스 : 은행연계보험

- 미션 : 중요임무

- 유비쿼터스 : 두루누리

- 포스트잇 : 붙임쪽지

- 내비게이션 : 길도우미

- 파파라치 : 몰래제보꾼

- 박스오피스 : 흥행수익

- 빅 리그 : 최상위연맹

- 헝그리정신 : 맨주먹정신

- 투잡 : 겹벌이

- 브랜드 파워 : 상표경쟁력

- 메신저 : 쪽지창

- 오프라인 : 현실공간

- 옴부즈맨 : 민원도우미

- 터프가이 : 쾌남아

- 피싱 : 정보도둑

- 호스피스 : 임종봉사자

- 셀프카메라 : 자가촬영

- 원톱 : 홀로 주연

- 로고송 : 상징노래

오른쪽은 우리말 순화차원에서 대안으로 내놓은 우리말이지만 실제 얼마나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 입말과 글말의 문제

 

어휘는 입말의 발음을 통하여 상대에게 의미구조로 전달된다. 현재 우리의 입말은 발음에서 필요 없이 된소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반면에 글말에서는 많은 받침이 탈락, 현재 우리국어문법체계에 심각한 훼손이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된소리

- 소주: 쏘주, 쐬주/ 과대표: 꽈대표/ 생방송: 쌩방송/ 사랑: 싸랑/ 새차: 쌔차

- 작다: 짝다/ 특히 ‘장마비’는 언제부턴가 ‘장맛비’가 국어맞춤법에 맞는 말이 되었다.

 

받침탈락

- 그까이꺼->그까짓 것/ 마넌->만원/ 조타->좋다/ 바께->밖에/ 업스니->없으니/

피료-> 필요/ 마니 머거->많이 먹어...... 이러한 글은 주로 인터넷 대화 창에서 쓰던 말이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 일상에 그대로 쓰고있으며 급속히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행어, 신조어, 줄임말

“오잉? #@$&^% 깬다, 쟈 으대생이자나, 졸라 싸가지야 쌩깐 채 뻥이에요!(허접) ^&^ ” 인터넷 게시판 글의 일부이다. 알 수 없는 글과 기호가 뒤섞여 이쯤 되면 한글로 번역이 필요할 정도이다. “춘투 심상찮다.” 오늘자 모 신문의 머릿기사이다. 이러한 말의 줄임은 점점 더 유행하는 추세이다. 예를 들면, ‘열공’(열심히 공부하자), ‘동방’(동아리 방), ‘얼짱, 몸짱, 노래짱, 춤짱’등에 반해 ‘몸치’ ‘야자’(야간자율학습) ‘빈출’ ‘자그로’(자연그대로) ‘생글생글’(생각하고 글 쓰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도 없다. 이런 현상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민련’ ‘경실련’ 등과 같이 특정 단체의 이름을 줄여 보도한 영향이 아닌가 생각되어 씁쓸하다.

게다가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사용하여 “너무 예쁘다” “너무 좋다” “너무 잘한다” 등 그 의미가 긍정인지 부정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유행어가 아무리 일시적이라 하지만 사회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3) 국어 순화의 필요성

언어는 그 언어 공동체를 있게 하는 신경이며 핏줄이다. 말로써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구성원간의 유대감과 함께 조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언어는 사람을 ‘사람이게’하는 동시에 사람을 ‘사람되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본질적으로 정신의 생성과정이며 창조과정인 우리의 언어를 순화해야하는 당위성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우리말의 순수성과 언어규범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도 말 다듬기를 시작해야한다. 우선 학교교육과 대중적인 신문, 방송, 잡지 등의 미디어매체는 자라나는 세대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바로잡고 우리말을 가꾸는데 앞장서야겠다.

언어에 공존하는 양면성으로 일컫는 자의성은 말 다듬기를 가능케 하는 구실을 할 수 있으며 구속성은 말 다듬기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

 

 

◆ 참고 * 리의도 지음. 『오늘의 국어 무엇이 문제인가』 어문각. 1994

* http://www.malteo.net/freeb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