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狼狽
백이운
구청 앞 확성기에서 종일 우는 노동歌
말끔히 밀어버린 재개발 공사장에
시민이 기어들 만한 낮은 지붕은 이제 없다.
수당을 올려 달라 보상 대책 세워 달라
철거 당한 세입자 미화원들 절규해도
십년 뒤 그 십년 뒤에도 변치 않을 생존 구호.
월급도 보너스도 퇴직금도 없는 일
고료를 못 주어서 處染한 잡지들
常淨인 시의 제단에 경전처럼 모셔놓고.
훗날을 장담하기엔 매한가지 아득하여
남미의 인민해방찬가가 마리화나처럼 퍼지는
청진동 좁은 골목을 이리가 지나간다.
* 處染常淨 - 세속에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함.
출처; <현대시학> 2010년 10월호
서울 출생 |
1977년 <시문학>추천완료로 문단 데뷔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
제8회 한국시조문학상 수상 |
제4회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
저서: 시집<나무 위의 집> 시조집<슬픔의 한복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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