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들꽃
송 종 찬
누가 내게 사랑을 물어 온다면
시베리아로 달려가 반란처럼 피어난
보랏빛 엉겅퀴 한 송이 보여주리
벌판에 십 개월 동안 눈이 쌓이고
자작나무 숲에 안개가 덮여도
원색의 야생화는 피어난다
유형의 길 떠나던 임을 따르다
눈밭에 나뒹굴던 여인처럼
길가에 맨발로 피어난 양귀비
여름은 짧고 길은 어두워도
그대에게 가야만 하는 먼 길
사랑은 들꽃처럼 붉어지고
누가 내게 사랑을 물어온다면
그냥 시베리아로 달려가
엉겅퀴 한 송이 가슴에 물들여주리
[출처] 사이버 문학광장 - 문장
1966년 전남 고흥 출생.
- 1992년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
- 1993년 『시문학』등단.
- 시집; 『그리운 막차』,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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