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보니 플라스틱 화분 옆구리가 칼금처럼 세로로 터져있었다, 시골에서 보내주신 도라지가 하도 싱싱해 화분에 묻어두고는 거의 7~8년이 넘었지 싶은데..... 아마도 뿌리가 그만큼 자랐다는 의미이리라... 무심코 물만 주었는데
세상에나! 오늘 물을 주다 보니 찢어진 화분 틈새에서 자란 잡초가 작은 꽃을 피웠다 *@^^@*
순간, 왜 가슴이 뭉클하지? 왜 눈물이 솟구치지?
이 초라한 화분 ,그것도 찢어진 틈새에서 남의 흙에 뿌리를 내리고 목숨을 연명하다니, 꽃을 피우다니 !!!
얼른 헌 담요를 대충 둘러 창문밖의 빛을 차단 - 생명의 경이를 선명하게 기록하기로 작정하고
조명 삼아 작은 손전등을 비추니 오, 저 그림자를 보라 !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존재의 그림자!!!
호도껍질 속에서도 자신을 무한공간의 주인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한 햄릿 - 그 말은 오만이나 허풍이 아닌 생의 은유였음을.....
콘트라스트를 높이고 조명을 비쳐 전신사진을 찍어 드렸다, 누가 그를 잡초라 얕보는가?
한낱 잡초의 경이로운 생명력 앞에서 나 혼자 중얼거린다..... 그대, 살아있으라!
차거운 물속에서 절망을 딛고 부디 살아서 기적처럼 돌아오시라, 언젠가는 우리도 꽃을 피워야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