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시조새를 찾아서

heystar 2014. 2. 10. 12:26

       시조새를 찾아서

 

                           박 해 성

 

 

   *

무너진 신용금고 빌딩공사장 늑골쯤서

암처럼 흘러내린 물컹한 시멘트반죽

불혹 저, 장화 한 짝이 모로 누워 먹먹하다

 

   *

뜬세상 울렁증에 날 수 없는 새 있었네

빗장뼈 으서지도록 활갯짓, 활갯짓하다

접질린 죽지에 눌려 기어이 말문 닫고

눈 먼 돌이 되었다네, 쥐라기 불 굴헝에

어쩌다 허방 짚어 산 채 이냥 굳어진 이

마지막 인사가 남아 흰 뼈대로 버티고 선

 

   *

들끓던 한 시대의 어둠을 파헤치자

시조새 날개 턴다, 압축파일이 풀린다

광년을 전송하려나, 눈발이 난분분하다

 

 

- 『오늘의 시조2014, 제 8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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