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구름사촌 조 규 남 내 발도 하늘을 문질러본 기억이 있다 나무이파리처럼 시원하게 흔들리며 하늘에 발자국을 찍어본 일이 있다 바람이 건들대며 쓰다듬고 지나가면 구름도 덩달아 내 발을 슬쩍 신어보고 도망가던 자국이 자꾸 간지럽다 운동장 놀이기구에 몸을 기대고 물구나무.. 신춘문예 시 2012.01.04
2012년 부산일보 신춘 문예 시 부문 당선작. 나비가 돌아오는 아침 허 영 둘 젖은 잠을 수평선에 내거니 새벽이다 밤사이 천둥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예고된 일기였으나 어둠이 귀를 키워 여름밤이 죄처럼 길었다 생각 한쪽을 무너뜨리는 천둥과 간단없는 빗소리에 섬처럼 엎드려 나를 낭비했다 지난봄, 바다로부터 해고.. 신춘문예 시 2012.01.04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풍경 재봉사 김 민 철 수련 꽃잎을 꿰매는 이것은 별이 움트는 소리만큼 아름답다 공기의 현을 뜯는 이것은 금세 녹아내리는 봄눈 혹은 물푸레나무 뿌리의 날숨을 타고 오는 하얀 달일까 오늘도 공기가 휘어질 듯하게 풍경을 박음질하는 장마전선은 하늘이 먹줄을 튕겨놓고 간 봉.. 신춘문예 시 2012.01.03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월면 채굴기 류 성 훈 몸 누일 곳을 모의하러 온 새 몇 마리가 소독된 달 표면을 마름질했다 실외흡연구역의 담뱃불이 바람 안쪽에 수술선을 그었을 때 세 번째 옮긴 병원에서도 아버지의 머릿속 돌멩이는 깨지지 않아 한 몸 추슬러 가던 길들만 허청거렸다 온 세상이 앓으면 아픈.. 신춘문예 시 2012.01.03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저무는, 집 여 성 민 지붕의 새가 휘파람을 불고, 집이 저무네 저무는, 집에는 풍차를 기다리는 바람이 있고 집의 세 면을 기다리는 한 면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저무는 것들이 저무네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엔 저물기를 기다리는 말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지.. 신춘문예 시 2012.01.03
2012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물푸레 동면기 이 여 원(李如苑) 물푸레나무 찰랑거리듯 비스듬히 서 있다 양손에 실타래를 감고 다시 물소리로 풀고 있다 얼음 언 물에 들어 겨울을 나는 물푸레 생각에 잠긴 척 바위 밑 씨앗들이 졸졸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얼룩무늬 수피가 물에 닿으면 물은 파랗게 불.. 신춘문예 시 2012.01.02
201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조련사K 한 명 원 그는 입안에 송곳니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두 발로 걷는 것이 불편할 때도 있어 혼자 있을 때 네 발로 걸어도 보았다. 야생은 그의 직업이 되었고 조련은 가늘고 긴 권력이 되었다. 모든 권력은 손으로 옮겨갈 때 가벼워진다. 눈치를 보는 것들의 눈빛.. 신춘문예 시 2012.01.02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나의 고아원 안 미 옥 신발을 놓고 가는 곳. 맡겨진 날로부터 나는 계속 멀어진다. 쭈뼛거리는 게 병이라는 걸 알았다. 해가 바뀌어도 겨울은 지나가지 않고. 집마다 형제가 늘어났다. 손잡이를 돌릴 때 창문은 무섭게도 밖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벽을 밀면 골목이 좁아진다. 그렇.. 신춘문예 시 2012.01.02
중앙일보 -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포란의 계절' 당선 취소 [알림]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포란의 계절’ 당선 취소 [중앙일보] 입력 2011.11.18 00:11 중앙일보는 2011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인 김미나(47)씨의 ‘포란의 계절’의 당선을 취소합니다. 본지는 당선작 발표 후 일부에서 제기된 ‘포란의 계절’의 표절 의혹에 대.. 신춘문예 시 2011.11.21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포란의 계절> 김미나 [창간 46주년 2011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포란의 계절 김 미 나 흔들리는 집을 짓는 것들은 날개들뿐이다. 새들의 건축법에는 면적을 재는 기준이 직선에 있다고 나와 있다. 직선은 흔들리는 골재를 갖고 있다. 문 없는 집, 계단 없는 집, 지붕이 없는 집, 없는 게 너무 많아 그 집을 탐하는 것들.. 신춘문예 시 201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