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박 해 성
날 낳으신 당신이 엄마 엄마 날 부르는
요양원 뒤뜰에서 휠체어를 밀고 간다
샛바람 후레자식처럼 살구꽃을 울리는데
한때 옹달샘에서 목젖 축인 새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던 선녀는 어디 갔나,
착각의 날개옷을 입고 훨훨 나는 착란 너머
성주님도 조왕님도 이젠 이웃사촌이라
난리 통에 죽은 아들 끼니를 되묻는 이
깨질 듯 텅 빈 동공에 하늘빛이 그렁하다
- 계간 『시조시학』2013, 겨울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