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유감
박 해 성
읽다 만 헌책처럼 지루한 나를 펴지요
더러는 접힌 갈피 부서지는 마른 꽃잎
아깝게 놓친 행간에 놀빛이 흥건하고
침 발라 넘겨가며 더듬더듬 읽는 속내
이골 난 난독증세 고백한 적은 없지만
자꾸만 시작과 끝이 오락가락 헷갈리는
천둥 번개 스쳤는지 얼얼한 구절마다
세기의 금서인가, 글투 사뭇 불온한데
도치된 문장을 베고 열반에 든 하루살이
그렇구나! 자전 공전 멀미나는 이 행성에
실수인 듯 점 하나로 단숨에 요약되는 생,
글쎄요, 맞는 말인지‥‥?
독후감은 보류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