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벽시계 - 허청미

heystar 2011. 11. 13. 20:53

     벽시계

 

                허 청 미

 

 

낡은 벽에 붙어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아댄다

저 역마살

 

베코니아 퓨리뮬러 봄볕 가득한 정원을 후루룩 들이켜고

물빛 비키니 B컵을 씹어 먹고

아오리 능금나무의 첫눈을 가로채고

 

닥치는대로

불가사리 쇠 녹이듯

끝내는 내 숨까지 먹어 치우고 말

저 무서운 각다귀

 

절름절름,

단지 1.5볼트의 파워로

 

             - 허청미 시집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승역>중에서

 

 

경기 화성 출생.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 졸업.

2002년 계간 <리토피아> 신인상 등단.

시집; <꽃무늬파자마가 있는 환승역>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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