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사건 2
- 소나기
박 해 성
저물녘 골목어귀 덜컥, 그를 만났다
천둥 번개 밟았는지 몹쓸 신열 후끈한데
무작정 떠난다 했다, 무엇에 쫓기는 듯
부전나비 잡으려다
찔레가시 찔린 날
숨 죽여 오래 울었지
꽃향기 하 진해서
하르르, 나비 날아가고
소나기 울컥, 쏟아지고
신파처럼 헝클어진 빗줄기 그쳤건만
우산 밖을 헤매던 마음 한 잎 흥건 젖어
어디쯤 떠내려갔나
지금껏
소식이 감감
-계간 <화백문학> 2011, 가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