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별곡
박 해 성
이춘풍* 헛기침하던 조선의 앞마당쯤
USA 스타벅스좌座 대낮에도 반짝인다,
이렁셩 엉너리치고 저렁셩 살어리랏다**
풍선껌 부풀리며 마네킹 노니는 길목
장자가 잠들어있다, 금싸라기 땅을 베고
나비와 춤을 추는지 어설픈 미소가 설핏,
손톱 밑 가시인 듯 삶은 늘 욱신거려도
바람이 쉬어 간 자리 눈 뜨는 홀씨 하나
눈치껏 발을 뻗는다, 보도블록 틈새 비집고
밟힐 줄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세상
무명초 푸른 숨결 일어서라, 창창하게
특별시 명당을 딛고 두어렁셩 살어리랏다**
* 작자,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주인공으로 조선 숙종시대 한량으로 그려져 있다.
** <청산별곡>의 후렴 부분 인용
- 격월간 <국제문예> 2011년 7/8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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