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 필 시기에는 성주 왕버들숲에 간다.
300년에서 500여년 꿋꿋이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노거수와
그 아래 보랏빛으로 피어나는 여린 맥문동 꽃이 신기하게도 묘하게 조화롭다.
500여년 동안 천둥번개에 모진 눈비바람은 물론, 전쟁도 겪었고
사랑하는 이들의 이별도 겪었으리라
하여 - ‘사랑도 사상도 잊고 묵언수행 삼매’ 에 들었지만
상처에 상처를 견딘 통증으로 굳어진 나무둥치 형태가
식물인지 돌덩이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묘하다.
세월의 무게를 이고 맥문동을 키워낸 늙은 왕버들 그늘에서
나는 2014년 여름 하루를 살았다.
https://youtu.be/3oMNr8ZS-k0?si=0tT7g6jhll99o-Q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