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뜰 9
-가시
절개節槪, 혹은
정조貞操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초개草芥같이 버린
그런 시절도 있었다지만
초개같이
절개, 혹은
정조를 버리는
이런 시절에
찔레
찔레야!
너는 왜 가시를
아프게 세우고 있니?
밟으면
바스락 소리 나는 낙엽을
바람 불면
어디론가 쓸려가는 신세들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단심丹心같이 날 세운
붉은 가시를
찔레야!
출처; 계간 『문파』 2022, 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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