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부지깽이는 어디 있나요?
오세영
한 밤 중
눈보라 치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깨었다.
가냘프게 어디선가 돌돌돌
보일러 도는 소리,
방안은 따듯하다.
따듯한 것은 곧 살아 있다는 것,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대 본다.
뜨거운 혈류가 도는 심장의
그 맥박소리.
꽃,
새,
물고기 그리고
인간,
살아 있는 것들을 살리기 위해
아궁이에 주저 앉아 종일
지구에 불을 지피고 계신 나의
늙은 하느님,
오늘도 화산의 분화구에선
솔솔 연기가 피어오른다.
- 계간 『열린시학』2016, 겨울호에서
1942년 전라남도 영광(靈光) 출생.
-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同 대학 대학원 석사및 문학박사학위(1980) .
- 1965년 『현대문학』 추천 등단.
-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 수상; 동서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등.
- 시집; 『시간의 뗏목』,『봄은 전쟁처럼』, 『문열어라 하늘아』, 『바람의 그림자』
『어리석은 헤겔』『벙어리장갑』『손님』『우리동네』『시집보내다』등.
- 충남대, 단국대, 서울대 교수역임,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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