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역에서
박해성
무덤 같은 지하세계 갈 길을 또 잃었다
예고 없는 정전인양 캄캄한 방향감각
눈멀어 놓친 계단에 발목 삐끗, 접질리고
저기압 상승곡선 일렁이는 벽화 속을
익명의 그림자들 혼령처럼 스쳐간다
오래 된 동상이몽이 만장처럼 펄럭인다
생은 본디 일방통행, 화살표를 따라가자
방금 떠난 열차는 꼬리만 가물거린다
나는 왜 늘 한발 늦어 가슴을 두드리는지
- 『나래시조』2015, 겨울호 수록.
환승역에서
박해성
무덤 같은 지하세계 갈 길을 또 잃었다
예고 없는 정전인양 캄캄한 방향감각
눈멀어 놓친 계단에 발목 삐끗, 접질리고
저기압 상승곡선 일렁이는 벽화 속을
익명의 그림자들 혼령처럼 스쳐간다
오래 된 동상이몽이 만장처럼 펄럭인다
생은 본디 일방통행, 화살표를 따라가자
방금 떠난 열차는 꼬리만 가물거린다
나는 왜 늘 한발 늦어 가슴을 두드리는지
- 『나래시조』2015, 겨울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