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속으로 이정환 복사꽃 건너가자 복사꽃 강물 건너자 다가선 꽃 앞에 눈웃음 지어보자 저 꽃을 더 보겠느냐 먼 후일 그날처럼 손에 꽃을 받아보자 손바닥에 꽃잎 받자 머리에 꽃을 받자 정수리에 꽃잎 받자 말 없는 꽃바람 앞에 앙가슴 풀어헤치자 바위에 붙은 꽃잎 바위의 가슴이지 바위의 눈빛이지 바위의 꿈빛이지 바위도 봄바람 앞에 들썩들썩 들레지 꽃 속으로 들어가서 복사꽃 가지가 되자 즈믄 꽃잎 물고 선 복사꽃 가지가 되자 땅 속에 꿈틀거리던 모든 기운 꽃으로 핀 - 출처; 이정환 시집 『코브라』 2020, 출판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