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別離 별리別離 박 해 성 단추만 누르면 광속으로 열리던 유년, 휴대폰에 저장된 네 이름을 ‘삭제’한다. 오늘은 나 살아있음이 허영 처럼 버겁다, 학교종이 땡땡 때앵〜 목청껏 내지르며 동네 앞 무논에서 올챙이를 건져 올리던 코 째진 검정고무신 배꼽 내놓고 달려온다. 가시 내들 젖가.. 박해성의 시조 2015.12.31
막 막 박 해 성 ‘막’ 이라고 뱉으면 와락 과격해지고 ‘막막’이라고 되씹으면 문득 숙연해진다 중복의 꼬리를 잡고 아라연꽃* 보러 가는 길, 눈부신 지느러미를 퍼덕이는 햇살 아래 이제 막 끝물 연들이 전생을 되씹는 곳 “막 살까” 그가 말한다, 꽃 대궁이 흔들린다. 각본 없는 이 연극.. 박해성의 시조 201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