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아보카도 - 문저온 아보카도, 아보카도 문저온 농담처럼 아보카도 진지하게 아보카도 아버지를 모르는 아보카도 아버지는 모르는 아보카도 이국의 부호 같은 시푸르고 울퉁불퉁한 딴청 같은 아보카도 향이 타고 그가없자 마침내 시작되려는이해 샘솟으려는친절 출발하려는대화 표류하는혓바닥 비상구 비상벨 비상버저 어떤 것은 손대지만않으면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다 그러나 버젓이 조율이시아보카도 출처; 월간 『시인동네』2020, 3월호에서 시집; 『치병소요록』 좋은 시 2020.03.07
사과와 함께 - 배영옥 사과와 함께 배영옥 르네 마그리트의 마그네틱 사과 한 알 현관문에 붙여놓고 나는 날마다 사과의 집에 살고 있는 사람 사과의 허락도 없이 문을 따는 사람 나는 이제 더 이상 과수원집 손녀가 아니고 사과도 이미 그때의 사과가 아닌데 국광, 인도, 홍옥……처럼 조금씩 존재를 잃어가는 사람 사과의 고통은 사과가 가장 잘 안다는 할아버지 말씀처럼 그럼에도 매번 피어나는 사과꽃처럼 봄이면 내 어지럼증은 하얗게 만발하곤 하지만 나는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한 번도 빨갛게 익어본 적 없는 사람 내가 사과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건 사과의 눈부신 자태 때문이 아니라 사과 이전과 사과 이후의 고통을 배회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나는 날마다 사과의 집에 살고 있는 사람 할아버지도 르네 마그리트도 방문하지 않는 .. 좋은 시 2018.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