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춘분 박해성 절도 탑도 사라진 황룡사 빈터에는 신라의 나비 같은 눈발이 분분한데 허공을 받드시는가, 돌덩이 앉아계시네 눈물로 왕을 보낸 불상도 불에 타고 가섭이 떠난 자리 연좌석만 남았건만 돌부처 앉아계시네, 생살에 구멍이 뚫린 봄이야 오든 말든 꽃이야 피든 말든 얼마나 많은 날들 묵언정진 하셨을까, 제 몸에 구멍을 모신 저 神께 절하고 싶네 - 2020 《정음시조》 2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202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