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누워 자는 날이 늘었습니다 박해성 왼쪽으로 누우면 보이는 건 벽입니다 동통에도 고독에도 그저 싸늘한 거기 손가락 활짝 맞대고 초점 없이 응시합니다 이대로 눈 감으면 나 어디로 흐를까요? 인동초무늬 넌출대는 벽에 갇혀 누워있으니 발해의 무덤 속인 듯 주작이 날개를 털고 손가락 사이 열리는‘천상열차분야지도’ 1467개 별들이 사금파리같이 반짝입니다 지금 막 황도 12궁을 지나는 당신이 뵈는군요 생시인양 먼 산 보며 말없이 걸어가는 이 구천보다 깊은 적막에 묻힌 매미처럼 그 붉은 울음을 지고 아버지, 멀어집니다 계간 『발견』 32호, 2021년 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