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사막 -손영희 고비, 사막 손영희 아버지, 간밤에 말이 죽었어요 그때 고삐를 놓은 건지 놓친 건지 쏟아진 햇살이 무거워 눈을 감았을 뿐 한 발 올라가면 두 발 미끄러지는 잿빛 모래언덕도 시간을 허물지 못해 이곳은 지평선이 가둔 미로의 감옥입니다 한세월 신기루만 쫓다 허물어지는 사방이 길이며 사방이 절벽입니다 아버지, 간밤에 홀연히 제 말이 죽었어요 - 제 40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작 [출처] 《화중련》2022 상반기호에서 좋은 시조 2022.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