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꽃 지는 날

heystar 2012. 2. 21. 11:07

       꽃 지는 날

 

                                                 박 해 성

 

 

말간 뒤꿈치 사려들고 세상 끝 거닐다가

바람의 겨드랑이에 사뿐 숨어 든 순간

파르르

손을 놓친다,

떨리는 잔 가지 끝

 

그 얇은 달빛조차 허물인 듯 훌훌 벗고

허공에 맨살 섞는다, 숨소리도 남김없이

그대여

무엇을 찾아

서둘러 길 떠나는가,

 

무딘 코끝 간질이며 이 가슴 흔들던 이

정작 헤어질 때는 그렁그렁 망설이다

무심이

미안했는지

육필 쪽지가 분분하다

 

                                               - 한국시조시인협회 2012 연간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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