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강 현 덕
네 새끼를 팔아서
내 새끼 공부 시켰제
논물에 살면서도
내게는 흰밥 먹였제
내 너무 미안하여서
네 눈도 못 쳐다본다
새벽녘 비 내려서
오늘은 더 이른 시작
이 하루 또 네게 기대
삼시 밥 먹게 됐네
늙은 소 잔등을 쓰는
더 늙은 외감 당숙
- 강현덕 시집 <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에서
1960년 경남 창원출생
중앙일보 지상백일장 연말 장원 당선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조부문에 당선 등단
시집『한림정 역에서 잠이 들다』(태학사, 2001) <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 (천년의 시작, 2010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계간 「시와 생명」 편집위원 역임
[역류]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