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산 사
최원준
범종 소리에
겨울 은사시나무가 흔들리고
송백에 남아 있던 가느다란 푸른 선이 흔들리고
밤을 지켜보던 소쩍새 눈동자 흔들리고
범종 소리는
옹송그리며 가지에 점으로 앉은
꽃봉오리를 툭 하고 건드리고
툭 하고 밀치다가 서로 얼싸안기도 하고
그리하여
범종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매화나무는 가지에
꽃을 점점이 피워낸다.
고요가 있고, 적막이 있고
그 속에 소란이 있고
달빛이 돌그림자를 움직이는 동안
범종 소리에
계곡은 파문을 일으키고,
바람 따라 그 소리 배회하다가
팔상도 쓰다듬으며
부처님 안전에 매화향 전해주면
범종 소리에
밤은 끝을 비추고
동쪽 산은 붉은 점안식 준비를 재촉하였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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