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신해욱
나는 등이 가렵다
한 손에는 흰 돌을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다.
우산 밖에는 비가 온다.
나는 천천히
어깨 너머로 머리를 돌려
등 뒤를 본다.
등 뒤에도 비가 온다.
그림자는 젖고
나는 잠깐
슬퍼질 뻔 한다.
말을 하고 싶다.
피와 살을 가진 생물처럼.
실감나게.
흰 쥐가 내 손을
떠나간다.
날면,
나는 날아갈 것 같다.
- 출처; 신해욱 시집 『생물성』 2009, 문학과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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